글쓴이 보관물: 역세이

두 혁명이 낳은 새 세계는 구체제와 어떻게 달랐을까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은 앞서 경제구조를 전환시켰고, 사회관계를 변화시켰으며 더 나아가 사람들의 의식과 가치관도 바꾸어 놓았다. 산업혁명은 영국의 경제를 세계의 중심에 위치시켜 놓게 되었고, 영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되었다. 이런 기반 위에 세계적인 분업체계를 구축하여 분업의 이익이나 비교우위론 모두 시장경제체제하의 자유경쟁이 인류의 복리증진에 가장 유리하다고 볼 수 있었다.

공업화의 진전 속에 영국은 자국의 주요 생산물들이 국제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지녔음을 인식함으로써 보호무역주의와 식민지의 직접적 지배가 국부의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중상주의적 사고에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을 것이다. 자유무역주의의 형성이 국가 경쟁력의 신장과 밀접한 관련은 점차 확산되어 마침내 중상주의 정책의 두 핵심축인 곡물법과 항해법이 폐지되게 되었다.

시민혁명이 경제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확신 역시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러나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이 유럽과 전 세계를 문명화시켰다고 보는 것은 일방적인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현실적인 이익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곳에서 계몽과 이성은 힘을 잃기 마련이었고, 각 국가와 경제주체들은 자신의 입장을 어렵지 않게 정당화하였다. 예를들어 중국에 대한 만성적 무역적자에 직면하였던 영국은 인도에서 재배한 아편을 중국에 판매하는 것에 대하여 별다른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편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기에 혈안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아편무역이 급증하여 이후 아편전쟁 발발의 단초가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