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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외환위기는 한국 경제의 운영체제와 경제주체들의 인식에 대전환을 가지고 왔다고 볼 수 있다. 경제위기의 충격을 맛보았던 기업가, 금융가, 소비자, 노동자, 관료는 모두 세계경제의 흐름이 우리의 삶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치열한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기적 보호체계에 안주해서는 안되며 성장동력의 지속적 확보를 위하여 가혹하리만큼 강력한 체질개선과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에 전반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던 것이다. 국제통화기금 IMF의 자금지원을 받으면서 이행하기로 약손한 바에 따라 국가의 경제운영 방식에 변화를 가하는 것이 불가피해졌으며, 그 기준들은 신자유주의적 기조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이후 한국 경제정책의 기본 틀로서 작용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로 큰 비용을 지불한 뒤 점차 충격에서 벗어나 기업, 금융기관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설정된 새로운 경제질서에 발 빠르게 대응하여 갔고, 시대에 뒤쳐진 집단들은 도태되어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대외개방도는 크게 증가하였고, 이는 한국경제에 활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시켰다.

금융시장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개방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으며, 이는 구조조정을 위한 국내금융기관들의 자산 매각 필요성과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유치 노력이 작용한 결과인 것 같다. 이에따라 외국인의 국내금융업에 대한 직접투자 누계는 1996년부터 급상승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세계화의 진전속에서 노동력의 이동도 국경을 넘어서 대규모로 이루어졌으며, 국내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맞물리면서 외국인을 고용하는 기업의 수가 급속하게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특히 중소기업은 노동투입의 상당부분을 해외로부터 온 노동자들로 채워야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고, 한국 경제의 고용구조에서 외국인 노동력에게 어떠한 분업체계를 담당시킬 것인가, 외국인 노동자의 법적 지위와 사회적 권리 및 의무를 어떻게 확립할 것인가, 유능한 외국인 노동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과 제도가 필요할 것인가 등 한국 경제가 그간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않았던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거센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았으며, 대외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개방이 진행되었거나 조만간에 진행될 분야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것 같다. 대표적으로 농업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저가농산물과 힘든 경쟁을 벌여야만 하고,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저임노동력에 의존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밀려 경쟁력을 빠르게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때문에 아예 공장 자체를 외국으로 이전한 곳도 많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한국 경제는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중후장대산업에서 괄목할만한 혁신을 이루었다. 또한 반도체, 유무선통신, 정보화기기, 가전, 인터넷 관련 등 다양한 첨단산업분야에서는 선진국들을 추격하여 일부분야에서는 높은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변화는 한국 경제로 하여금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장벽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주는 것 같다. 기술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계에서는 선진국에서 결정된 기술표준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고 기술을 개량하는 데 주력하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세계적 신제품 개발경쟁의 선두대열에 속한 주체로서 국제적 기술표준을 설정하는데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의 정치 경제질서 속에 한국을 어떻게 위치 지을것이라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것 같다. 현재의 세계화가 전 세계적 차원의 냉전체제 해체를 계기로 현실적인 힘을 얻게 되었음은 이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는 여러해에 걸친 남북간 관계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에서 냉전적 요소를 가장 강하게 품고있는 지역으로 남아있다. 북한문제를 포함하여 한반도의 정세불안 요소가 냉전체제의 해소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교류를 포함한 남북관 협력 심화의 길은 아직 요원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만성적 경제위기에 처해 있는 북한이 개방체제를 도입하도록 유입하고 한반도의 안보환경을 포함하여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한국 경제 장기적인 발전을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전 세계 곳곳의 각 국가들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자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이건 간에 경제협력체의 구축노력은 지속 될 것이다. 관련국가들의 경제적 지표와 경제협력에 호의적이게 만들 다양한 방식의 경제협력 구상이 제시되고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많은 난관과 과제가 한국 경제의 장기적 발전가능성을 꾸준히 시험하고 있는 것 같으며, 세계화의 급진전이라는 세계사적 변화속에서 과연 한국 경제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어려움들을 청산하고 새로운 번영의 기회를 맞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